스토리
수호신 「여우의 별자리」, 몽주 문명을 이끄는 인도자. 감수성이 넘치며, 인간 세상의 기쁨을 사랑한다. 수많은 삶이 활기를 띠고 만물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가운데, 세상의 온기가 오래도록 꺼지지 않게 지켜 나간다
「몽주 제천감 · 수호신 통감」 ...... 제천감의 역대 관측 기록에 따르면, 수호신 심월 여우는 만물의 형태를 복제하고, 나누고, 늘어나게 하는 권능을 지니고 있다. 자신이 다루는 실체는 물론, 자신의 의식과 감각, 정보까지도 본질에 따라 분화하고 확장한다. 각각의 분형은 독립된 형체를 이루면서도 근원과 이어져 서로의 감각을 공유하며, 다시 하나로 합쳐질 수도 있다. ... 또한 심월 여우는 기관 구조에 특히 능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계 장치의 맞물림과 변화 원리에 대한 이해는 오늘날의 기술 수준을 아득히 뛰어넘는다. 여기에 분형의 능력을 활용한 추론과 재현, 재조합까지 더해져 몽주성의 온갖 정교한 장치에서 쉽게 수호신의 손길을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분형은 단순히 형상을 본떠 비추는 술법이 아니다. 근원에서 벗어나 저마다 세상사를 겪게 되면, 보고 느끼는 것 또한 그에 따라 달라진다.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는 비록 같은 뿌리에서 비롯되었다 해도, 역시 ▉▇▇▂... <i>제천감의 주석</i> <i>현재 시행 중인 여러 검증 과정에서는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본 기록은 종전의 규정에 따라 「몽주 수호신 심월 여우」라는 명칭으로 보관한다. 그 기원과 계보에 관한 항목은 주감의 명령에 따라 재검토를 잠정 보류한다</i>
한 주(州)의 수호신도 서툰 일이 있기 마련이다. 이를테면 손수 어자를 위한 감사의 선물을 준비하는 일 같은 것. 기왕이면 정성껏 만들어주고 싶었지만,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있다가 정신을 차려 보니, 손안에 맴돌던 털 뭉치는 어느새 지나치게 동글동글한 작은 여우가 되어 있었다. 아무리 봐도 처음 구상했던 위풍당당한 「미니 수호신」과는 거리가 멀었다. 물론 여우의 별자리가 권능으로 분화해 낸 심월 여우와 달리, 이것은 그저 평범한 공예품일 뿐이라, 움직이지도, 말할 수도 없다. 그러니 누군가가 손바닥 위에 소중히 올려놓거나 품속 깊이 간직했을 때의 온기를 느낄 리도 없다. ... 정말로, 못 느낀다니까
현방 지계 최초의 양연은 여우의 별자리의 손에서 탄생했다. 여우의 별자리는 절친한 벗 현령작의 모습을 본떠 이 정교한 기계 새를 만들고, 벗이 마지막으로 남긴 주파수를 그 안에 담았다. 이 새가 다시금 날개를 펼쳐 현방 지계를 누빌 수 있기를 바라면서. 훗날 현방의 장인들이 그 형태를 본떠 양연을 제작하면서, 점차 수많은 가정에 보급되어 사람들의 마음과 말을 대신 전하게 되었다. 최초의 양연은 많은 장인의 기억 속에 그 원형으로 남았다. 그들은 언젠가 그날 보았던,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처럼 생동감 넘치던 양연의 모습을 재현하기 위해 평생토록 기예를 갈고닦고 있다
마음의 공간에 자리한 특별한 장소이자, 오늘날 여우의 별자리가 가장 자주 잠을 청하는 곳이다. 이곳의 꽃과 나무, 시냇물과 연못, 깜박거리는 월등은 모두 여우의 별자리가 세상을 거닐며 직접 마주했던 풍경과 수호신에게 소중히 맡겨진 염원과 축복에서 비롯되었다. 이제는 자취를 찾기 어려운 옛 기술과 사라진 문화 또한 곳곳에 깃들어 있다... 여우의 별자리는 긴 문명의 흐름 속 티끌처럼 흩어져 있던 이 자그마한 풍경들을 하나하나 주워 모아,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천지로 엮어 내었다. 가끔 이곳을 찾는 특별한 손님도 있다. 시냇물 소리가 여전하고 밤빛이 한결같은 때, 수호신은 온갖 먼 곳의 일은 잠시 내려놓는다. 그저 등불 앞에 앉아 작은 접시에 다과를 담아 두고, 찾아온 이와 함께 오직 꿈속에만 담아둘 수 있는 속마음을 나눈다


